당독소쇼크 - 당독소가 당신의 몸을 더 빨리 병들고 늙고 죽게 한다
2025.03.27 12:48-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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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모든 질병의 근원인 당독소를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 김갑성, 대한영양제처방학회 회장·365열린가정의학과의원 원장
인간의 몸은 진화의 산물이다. 수백만 년 전부터 영양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왔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일은 생존을 위한 절대 과제였다. 그런데 먹을 것이 늘 부족하던 예전에는 없던 병이 현대에 이르러 생기기 시작했다.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영양을 과다 섭취하면서부터 염증, 열증, 대사질환 등 현대의학으로도 고치기 힘든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현대인이 시달리는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되는 당독소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기존의 질병 외에 암과 치매의 원인 중 하나가 당독소라는 것도 밝혀졌다. 잘못된 식생활습관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질병을 고칠 수 없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면서 즐겁게 일상생활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독소에 대해 반드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연구와 임상, 그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당독소의 해로움과 해결책까지 알려주고 있다. 명실상부 당독소의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책 어디를 펼쳐도 오랜 시간 집필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박명규 박사와 김아름 약사의 노고와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
추천사
당독소의 원인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다
- 박춘묵, 더맑은가정의학과 원장·대한기능의학회 이사·대한정주의학회
당뇨병을 치료할 때 혈당만 적절히 떨어뜨리면 환자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혈당이 잘 조절되어도 합병증이 생기는 환자들이 있었고, 당뇨병 환자가 아님에도 당뇨병과 비슷한 혈관질환과 대사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당독소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은 약 처방과 운동을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당독소의 원인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막을 수 있다.
이 책은 만병의 근원인 당독소에 대해 명쾌하게 풀어준다. 염증과 대사질환에 시달렸던 분들은 물론 평소 건강한 식습관에 관심이 많았던 분들에게 가뭄 끝에 만난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추천사
당독소 개념, 문제점, 해결법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 이용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주임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현대의학은 지금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염증 질환과 이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다. 몸속 염증의 가장 큰 원인은 당독소이다. 당독소는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기며 그중에서도 먹는 것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튀기고 굽고 볶는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노화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자가면역질환, 호르몬 불균형, 자율신경장애, 만성피로 등의 문제가 생긴다.
이 책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당독소에 대해 이론적인 측면은 물론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실증적이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당독소에 대한 개념부터 당독소가 현대인들의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인 문제점 그리고 당독소 해결법까지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상황에 딱 맞는 비유를 적절하게 곁들여 쉽고 재미있다. 이 책이 고통받는 환자분들에게는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고 건강을 잘 지키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계속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리라 믿는다.
서문
왜 나는 30년 넘게 당독소를 연구했는가
나는 1980년대에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식품 미생물을 연구했는데 효모균을 빠르게 대량 증식한다면 양질의 단백질을 싸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효모의 증식 속도를 높일 방법을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메틸글리옥살이라는 물질이 독성을 일으켜서 방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메틸글리옥살 물질을 제거하면 효모 증식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이런 의문을 품고 연구를 지속한 결과 효모의 증식 속도를 3배 정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학원 내내 연구에 집중했고 학위논문까지 썼다. 그 후 취직하고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했다. 메틸글리옥살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는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그로부터 20년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2000년대 초 비로소 ‘당독소’라는 개념을 접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당독소가 낯선 개념이었다. 이름부터 생소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나를 포함한 몇몇 학자들만 관심 있게 지켜보기 시작했던 때다. 그러나 오랜 시간 풍족한 사회를 경험한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중화되어 있었다. 캐나다는 2000년부터 정부에서 직접 당독소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였다. 현재는 캐나다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해외의 수많은 나라에서 당독소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다.
초기에는 당독소에 대해 그저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독성물질로만 생각했다.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았던 것이다. 당독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오래전 석사과정 때 연구했던 메틸글리옥살 역시 당독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쓴 학위논문 자체가 당독소 연구 논문이었던 것이다. 당독소가 이미 삶의 깊숙한 곳에 침투해 있으며 노화의 주범이자 건강을 다방면으로 갉아먹고 있다. 그런데 그 위험성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그러나 진짜 충격은 그 이후에 찾아왔다. 사람들에게 당독소의 위험성에 대해 아무리 말해도 대부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 “당독소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우리가 살아 있는 게 기적 아냐?”라는 핀잔 섞인 피드백만 돌아왔다. 사람들 대부분이 당독소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 사실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당독소의 위험성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사이의 큰 괴리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웠다. 내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했던 그 시간은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당독소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며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당독소란 무엇일까?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당에서 유래한 독소’를 말한다. 정식 이름은 최종당화산물 AGEs,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 중 몸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다 쓰고 남는 당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1960년대만 해도 당독소는 우리 건강을 해칠 정도로 위험한 존재가 아니었다. 영양실조가 더욱 친숙했던 그 시절에 음식을 넘치게 먹는 일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제 발전으로 풍요로운 사회에 살게 되면서 필요한 영양분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다.
필요 이상의 영양분! 이것이 문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넘침이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남아도는 포도당은 할 일 없이 몸속을 돌아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단백질에 붙어 당독소를 만들어낸다. 마치 힘을 가진 나쁜 놈이 어슬렁어슬렁 뒷골목을 배회하며 괴롭힐 사람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 게다가 당독소의 원인 물질인 메틸글리옥살을 생성하여 당독소 생성 속도를 점점 빠르게 진행시킨다.
당독소가 만들어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리가 먹은 음식에 붙어 있고 둘째는 몸에서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둘 다 하는 일은 같다. 우리의 몸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당독소는 기본적으로 잼처럼 찐득찐득하다. 그래서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어느 기관이든 착 달라붙는 성질이 있다.
당독소가 어느 곳에 붙느냐에 따라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진다. 위에 붙으면 위염과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고 피부조직에 붙으면 피부노화를 일으킨다. 당독소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포도당은 직접적으로 단백질하고 붙어서 당독소를 만들고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메틸글리옥살이라는 당독소 원인 물질을 만들어낸다. 당독소 원인 물질은 당독소를 만들어내는 모체라고 보면 된다. 이 역시 단백질과 붙어 당독소를 만든다. 메틸글리옥살의 특징은 당독소를 만들어내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포도당보다 1,000배 정도 빠른 속도로 당독소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당독소는 노화의 주범이며 염증이나 근골격계질환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무기력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최근에 국내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뇌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직 확언하기 조심스러운 단계이지만, 나 역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치매에도 상당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짐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다시 한번 짚어보려고 한다.
누군가 나에게 ‘당친놈 (당독소에 미친 놈)’이라고 농담 삼아 말할 정도로 당독소와 함께 수십 년을 살아왔다. 당독소를 모르고 연구할 때도, 당독소의 위험성을 처음 인지했을 때도, 당독소를 해독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도, 당독소 해독법을 열심히 알리는 지금도 나 또한 당독소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당독소 권하는’ 현대사회에서 당독소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바로 그렇기에 우리는 당독소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몸과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태도로 식습관을 들여다봐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을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몸에 독을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세간에 알려진 당독소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푸는 동시에 당독소가 무엇이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문제 제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해결방안이다. 1장과 2장은 문제 제시에 대한 것이다. 1장은 당독소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고 2장은 당독소가 우리 몸에서 일으키는 여러 가지 문제와 질환 이야기를 다루었다. 3장과 4장은 해결방안으로 3장은 당독소를 해독하는 방법과 효능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법이고 4장은 당독소를 줄이기 위한 가장 주요한 핵심인 식습관에 대한 부분이다.
최대한 쉽게 이론적인 부분을 풀려고 애썼으나 부족한 부분도 더러 보인다. 연구에 몰두하느라 현장에서의 경험은 공저자인 김아름 약사님께 빚진 부분이 크다. 이 책은 공저자인 김아름 약사의 헌신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부족함을 보완해주고 오랜 시간을 함께 버텨준 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4. 3.
박명규
서문
왜 나는 당독소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됐는가
내가 어릴 때는 부모님이 싸주신 도시락을 먹고 어쩌다가 하굣길에 아이들과 쫀드기나 아이스바 한 개 정도 먹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갔다.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였더라도 어느 정도 운동량이 보장되어 있었고 군것질의 절대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교실 안에 지나친 비만 학생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엔 맞벌이 부부도 늘고 아이는 아이대로 학원 스케줄에 맞추느라 바쁘다. 평일엔 저녁 식사 때 얼굴을 마주보지 못하고 주말이나 되어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치고 힘들다는 이유로 배달 음식을 시켜주거나 학원에 갔다 와서 숙제를 끝냈으니 보상으로 군것질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간식으로 고른 유제품이나 이온음료를 살펴보면 당류가 10그램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공식품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아이들이 나쁜 음식을 먹는 것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이것은 내게도 항상 숙제이며 고민거리였다. 마트에서 과자를 골라 카트에 넣는 아이들을 보면서 무심코 얼굴빛, 눈빛, 체형을 스캔하는 것은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과당과 정제 탄수화물의 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안쓰러운 마음도 컸다.
비단 내 아이만을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에서는 아니다. 약사인 나는 약국에서 엄마 손에 이끌려온 아이들을 상담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염증과 열증에 시달리고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 흔히 살이 찌면 나중에 키로 간다는 말을 하지만 수많은 상담 끝에 가로 성장이 세로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이런 확신이 들었던 사례를 한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민정이 (가명)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다. 이란성 쌍둥이인데 언니보다 체지방이 많고 면역력도 떨어져 계절에 상관없이 늘 비염을 달고 살고 유행하는 바이러스 질환에도 취약하다. 과당이 많은 군것질을 좋아하고 밀가루 음식도 좋아하고 식욕도 넘치고 윗배도 많이 나왔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윗배가 나왔다니? 염증일 확률이 높았다.
평소 자주 먹는 음식을 확인해본 결과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과당이 포함된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민정이와 민정이 어머니에게 당독소의 무서움을 알려주고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강조했다. 그리고 당독소를 개선하고 중성지방을 태울 수 있는 밀배아와 캐럽이 들어간 소재의 건강기능식품을 권장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좋아졌다. 민정이는 의지도 강하고 똑똑한 아이였기에 빠르게 체중도 감량하고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다. 아이들의 컨베이어 벨트는 아직 새것이다. 아직 말랑말랑하기에 빠르게 달라진다. 그래서 기름때를 없애주고 좋은 재료를 넣어주면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민정이는 최근에도 관리 중인데 달라진 점은 예전보다 학습에 더 의지를 보인다는 것이다. 뇌가 좋아하는 에너지원은 초콜릿, 사탕, 탄산음료가 아니다. 시각과 청각으로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할 때 쓰이는 원료는 역시 저항성 전분과 같은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은 탄수화물이다. 비염이나 알레르기 같은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에너지가 새어 나가지 않게 관리해주면 학습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우리가 막연하게 건강에 나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빵, 과자, 초콜릿 말고도 과당이 함유된 과일즙, 주스, 과일 말랭이, 씨리얼, 조제분유, 멸균우유, 유제품은 식단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아이들에게도 절대적인 체지방의 양이 주는 염증의 신호가 분명히 있다. 오히려 어른보다 더 빠르게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그나마 해독 기관이 새것이기 때문에 버티다가 성장으로 인한 대사열과 호르몬 대사가 활발해지는 청소년 시기에 이르면 걷잡을 수 없는 피로와 심각한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것이다.
미국 마운트시나이아이칸대학교,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 네브라스카대학교의 의학대학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2003~2006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육류 소비와 당독소 섭취가 호흡기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2~17세까지 아동과 청소년 4,388명을 대상으로 평소 섭취하는 음식과 호흡기 관련 증상에 관한 139개 항목의 설문조사를 했으며 섭취 음식의 종류와 빈도에 따라 당독소의 양을 계산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중 13퍼센트에 해당하는 537명의 청소년이 최근 1년 동안 천식과 비슷한 호흡곤란이나 천명 (쌕쌕거림)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또 당독소 점수가 높을수록 천명을 겪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명이 나타난 청소년 중에 26퍼센트는 수면 장애를 겪었다. 운동 중 천명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34퍼센트, 약물 치료가 필요할 정도는 35퍼센트로 조사됐다. 흰색이든 붉은색 육류든 굽거나 튀긴 육류를 자주 섭취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천명 발생과 그로 인해 수면장애가 생길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실을 접할 때마다 내 머릿속에는 ‘굽고 튀긴 육류는 곧 당독소와 분지사슬 아미노산 BCAA의 습격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성장을 위해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굽거나 튀긴 형태의 육류를 자주 먹게 되면 체내 염증이 증가해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 유발 가능성도 커진다. 당독소는 어른보다 아이들에게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육류의 조리방식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과정을 내 눈으로 생생하게 경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도 당독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엉뚱한 고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느냐다.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당독소가 많은 음식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와 우리 가족은 180도 변했다.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려고 그동안 여러 노력을 했으나 그중에서도 ‘당독소와 헤어질 결심’은 내가 한 결심 중에서도 최고로 잘한 일이라고 자부한다. 지금도 나와 가족은 물론 약국에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도 꾸준히 당독소와 헤어질 결심을 권유하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환골탈태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원인 모를 이유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안타깝게만 여기다가 당독소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은 ‘개안’을 한 듯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 책을 함께 쓰자고 권해주시고 집필 기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박명규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표님이 이론과 실험으로 추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책의 큰 줄기를 맡으셨다면, 나는 현장에서 접했던 수많은 사례를 이론적인 부분에 녹이며 책의 가지를 늘리고 잎을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부디 당독소에 대한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져서 젊음을 유지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2024. 3.
김아름
[일러두기]
1. 이 책은 저자가 두 명입니다. 박명규 박사는 책 전체에서 이론적인 내용을 맡았고 김아름 약사는 약국에서 고객 상담을 하며 이루어진 내용을 맡았습니다.
2. 본문에 두 명의 저자가 협의한 부분은 ‘나’라고 표기했고 한 명을 밝혀야 할 때는 괄호 안에 이름을 명시했습니다.
1
노화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다
원시인의 대사체계가 문제가 됐다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빌런이 있다. 만날 수밖에 없지만 되도록 늦추거나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 바로 질병과 노화일 것이다. 문제는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병이나 시간에 순응한 흔적인 노화 자체가 아니다. 변이 바이러스가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며 인간을 위협하듯 안 겪어도 될 질병을 몸에 퍼뜨리고 온건하게 진행되는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최종 빌런은 따로 있다. 질병과 노화를 더 나쁜 방식으로 악화시키고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당기는 ‘이것’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누군가는 ‘시간’이라고 할 것이다. “오는 시간 막으려고 앞문을 막았더니 도둑 같은 시간이 뒷문으로 오더라.”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시간 앞에서는 누구도 속수무책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속도로 흐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든다는 사실은 인간의 숙명이자 주어진 조건이다. 하지만 시간 자체가 질병과 노화의 주범은 아니다. 30대에 50대의 신체 나이를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50대인데도 30대의 신체 나이를 가진 사람이 있다. 질병이나 노화가 시간과 필연적인 관계라면 파스와 인공눈물을 달고 살며 무기력에 시달리는 20~30대와 젊은 외모와 활기찬 건강을 유지하는 50~60대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왜 누군가는 천천히 나이 드는 반면에 누군가는 미친 듯 질주하며 나이 들고 망가지는 것일까?
시간 자체가 질병과 노화의 주범은 아니다
이 차이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먹는 것’과 ‘활동하는 것’의 비례에서 나온다. 먹은 만큼 움직이고 덜 움직이는 만큼 덜 먹는 것. 이것은 게임의 법칙과 유사하며 인류가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해온 룰이었다. 그리고 이 법칙은 수만 년 동안 인간의 두뇌에 각인되어서 신체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인간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진화해왔다. 약 4만 년 전 빙하시대가 끝날 무렵 인류의 직계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현생인류가 나타났다. 이들은 현대인과 거의 같은 신체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지능 또한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도구를 만들 줄 알았으며 활과 화살 같은 무기도 발명해서 더 이상 맨몸으로 짐승과 싸우지 않아도 되었다. 심지어 동굴 벽에 훌륭한 솜씨로 그림도 그려 넣었다.
그러나 이런 진화의 과정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인류를 두렵게 만든 게 있었는데 먹을거리가 남아돌 만큼 풍족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야생동물을 길들이고 농사를 짓기 시작해서 잉여생산물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만 1,0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식량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살던 인류가 농경과 목축을 배움으로써 정착해서 살게 되었다. 마을을 이루고 농사를 지었으며 야생동물을 길들였다. 계절의 순환과 별들의 운행을 탐구했고 인간의 운명을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어떻게 동물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나약했던 인간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최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턱없이 약하지만 놀랄 만큼 환경에 적응하는 몸으로 진화해온 덕분일 것이다. 인간의 대사체계는 가혹한 굶주림에 따른 긴 공복과 추위에 적응하도록 진화됐다. 인간이 매일 자연 속에서 맞닥뜨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의 길을 찾아내는 데 1등 공신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요지부동이던 이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 ‘먹은 만큼 움직이며 건강을 유지한다.’라는 공고한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
현대의 풍요로움이 삶을 병들게 한다
의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며 현실적으로 ‘백세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함과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인류 최대의 호황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 어느 시대에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 몸은 편해지고 생활은 풍요로워졌지만 놀랍게도 노화가 급속하게 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지척에 먹을 것이 널려 있고 손가락 하나면 집까지 배달되는 편리한 환경일수록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 불가사의한 역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속노화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노화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몸의 생체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노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시간에 빠르게 늙어갈 때 치러야 하는 대가는 생각보다 크다. 가속노화는 단지 급속도로 늙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화불단행 禍不單行. 불행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말처럼 신체 노화는 각종 질병을 군대처럼 몰고 온다.
가속노화가 몰고 오는 질병을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면 금방 낫는 가벼운 신체적 질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속노화가 무서운 이유는 ‘보이는 방식’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겉으로는 풍요롭고 안락함을 제공하는 척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삶을 부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환경과의 조화로움 속에서 빚어진 조화의 산물이다. 실제로 몇만 년 전 인간의 몸이나 지금 현대인의 몸이나 신체를 이루고 있는 살과 뼈와 피는 물론 근육과 내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변한 것이 없다. 먹고 씹고 소화하고 배설하는 행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무엇이 현대를 가속노화의 시대로 만든 것일까? 크게 보면 생활습관의 변화인데 그중에서도 핵심을 이루는 것은 ‘음식’이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혀를 만족시키기 위해 먹거나 과도할 정도로 많이 먹는다. 문제는 급격하게 이뤄진 음식문화의 변화와 달리 우리 몸의 대사체계는 초기 세팅 그대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많은 음식과 가공식품을 먹고도 건강에 해롭지 않으려면 그만큼 에너지로 소비해야 하는데 현대인의 몸은 4만 년 전의 호모사피엔스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가공식품 속 당독소가 노화를 앞당긴다
현대인들이 잘 먹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970년대까지 ‘보릿고개’라고 불리던 춘궁기 春窮期가 있었다. 심지어 흉년이 들면 굶어 죽는 사람들도 있었다. 먹을 것이 넘쳐나고 음식물 쓰레기가 골칫덩이인데 무슨 소리인가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식량난을 해결하는 일은 국가의 중대사 중의 하나였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가뭄이나 장마에 강하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품종을 개량하고 대체 음식을 개발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였다.
이 과정에서 나온 음식이 가공식품이다. 가공식품은 보관과 유통에 혁명을 불러일으켰지만 마냥 환영할 일만은 아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어지는 것처럼 편리성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크다. 가공식품의 폐해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현대인들이 심각할 정도로 대사체계에 혼란을 겪고 가속노화를 염려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가공식품이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은 식품 원료에 식품첨가물을 첨가하거나, 식품의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쇄하고 절단해서 변형시키거나, 변형된 식품을 혼합해서 제조하고 가공하고 포장한 것을 말한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원재료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값이 싸고 운송과 보관이 편리한데다 조리까지 간편해서 현대인의 주요 먹을거리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가공식품은 가공한 정도에 따라 최소가공식품, 가공식품, 초가공식품으로 나뉜다. 최소가공식품은 말리거나 갈거나 굽거나 얼리거나 끓이거나 저온 살균한 식품이다. 예를 들면 냉동 과일, 말린 채소, 저온살균 우유, 100퍼센트 과일주스 등이 해당된다. 가공식품은 음식을 오래 보존하거나 맛을 강하게 하기 위해 몇 가지 요소를 혼합해 가공한 식품이다. 훈제한 생선, 말린 육포, 베이컨, 시럽, 맥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초가공식품은 가공 과정을 가장 많이 거친 식품으로 기계식으로 제조한 빵, 과자, 시리얼, 소시지, 통조림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이라고 볼 수 있다.
가공식품은 빨리 부패하지 않고 조리 방법도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바쁜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간식이나 식사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파괴되는 반면 칼로리는 높아지고 보존료, 발색제, 조미료 등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간다. 가공식품이 가속노화의 모든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많은 지분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제조 과정에서 가속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당독소 glycotoxin다.
당독소 축적에 따라 가속노화가 된다
당독소는 포도당, 과당과 같은 환원당과 단백질, 지방, DNA 등에 있는 아민기가 화학적으로 반응 결합하여 생기는 물질로 식품을 요리할 때나 생체 내 그리고 장내 세균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을 총칭하는 것이다. ‘최종당화산물 AGEs,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이라고도 불리며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혈관을 통해 세포에 전달되지 못하고 남을 때 생기는 대사산물이다. 당뇨 환자들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혈당 관리의 지표로 여긴다. 바로 이 당화혈색소가 적혈구에 붙은 당화산물의 정도를 보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당독소 검사를 해보면 그 수치도 만만치 않다.
당독소가 혈액이나 조직에 축적되면 우리 몸에 교란이 일어나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당뇨, 암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그뿐만 아니라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제3신경통, 치주질환, 역류성식도염, 위무력증, 수전증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독소의 해로움이 신체적 영향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을 심화시키고 불안을 높이며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등 심리적 정신적 인지적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 당독소라는 단어에 ‘독소, 독성물질’이라는 의미의 ‘toxin’이 포함된 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정직한 용어인 셈이다. 당독소는 말 그대로 독소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몸속에서 독으로 변한다고?”
마이야르 반응
깜짝 놀랄 수도 있지만 당독소가 쌓이면 실제로 몸이 망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당독소가 생기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열을 가할 때’ 생성된다. 수분이 없거나 적은 상태에서 요리하는 환경에서 더 잘 생기는 특징이 있다. 특히 당과 단백질이 존재하는 음식물을 14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요리할 때 많이 발생한다. 생고기를 구우면 진한 노란색 혹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을 ‘마이야르 반응 Maillard reacion’이라고 한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와 이제 막 오븐에서 나온 갈색 빵과 쿠키 등 입에 침이 고이는 풍미와 갈변 현상은 모두 마이야르 반응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식품을 120도 이상의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조리할 때 당독소는 증가한다. 고기를 삶아서 먹을 때보다 굽거나 튀길 때 100배 이상 높아진다. 즉 굽고 튀기고 볶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작정하고 당독소를 먹어서 몸에 쌓아두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두 번째는 ‘체내에 남아도는 잉여에너지’에서 만들어진다. 탄수화물이나 당을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먹는 것을 넘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쓰이고 남은 당이 혈액, 조직의 단백질, 지방, DNA 등과 만나 반응하면서 당독소를 만든다. 탄수화물 자체는 당독소가 높지 않지만 몸속에 들어오는 순간 혈당 곡선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혈당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독소 또한 많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백미, 밀가루, 설탕을 건강을 위협하는 ‘악마의 하얀 가루’라고 부르는 것도 당독소를 많이 만드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백미, 밀가루, 설탕을 건강을 위협하는 ‘악마의 하얀 가루’라고 부르는 것도 당독소를 많이 만드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먹고 남은 에너지가 당독소로 전환되면 우리 몸에 나쁜 짓을 하기 시작한다. 우선 신체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지방의 특성을 변화시킨다. 우리 몸은 피부부터 각종 기관까지 말랑말랑해야 정상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얼마나 유연하고 말랑말랑한지 생각해보자. 피부는 보드랍고 배는 말캉하다. 어느 한 군데 딱딱한 곳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피부는 거칠어지고 배를 눌려보면 내장이 돌처럼 굳어 있는 듯 딱딱하다.
당독소의 특징 중의 하나는 조직을 딱딱하게 경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염에서 간섬유화로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간경화로 넘어간다. 이때 당독소가 간의 경화를 일으키는 핵심 원인이 된다. 질병은 물론 나이듦에 따라 조직에 탄력이 줄어들고 건조해지며 주름이 깊어지는 이유도 몸속에 당독소도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노화에 이르는 게 하는 게 아니라 당독소가 쌓인 정도에 따라 노화에 이른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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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가 당독소를 권한다
먹고 남은 에너지가 노화를 만든다
일본의 오키나와현은 장수마을로 유명하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오키나와를 ‘세계 최고의 장수촌’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왜 오키나와 주민들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것일까?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사회적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식탁을 살펴보면 아주 심플하다. 과당, 정제 탄수화물, 튀기거나 구워서 당독소가 많이 나오는 음식들과는 거리가 멀다. 생채식을 중심으로 먹는 간소하고 담백한 식단이다.
“그럼 뭘 먹고 살아요? 풀만 뜯어 먹고 살아야 하나요?”
생채식 중심의 식사를 말하면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비슷하다. 마치 세상의 모든 기쁨이 다 사라진 것처럼 슬픈 눈빛으로 고개를 흔든다.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맛있는 것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조건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먹는 낙을 빼앗긴다고 생각하기 전에 같은 양을 먹더라도 ‘에너지 형성은 안 되면서 혈당만 빨리 올리는’ 해로운 먹을거리를 되돌아보자는 뜻이다.
우리가 빵집을 지날 때 갓 구운 빵에서 풍겨오는 ‘먹고 싶다’라고 느끼는 그 냄새가 바로 당독소의 맛과 향이다.
최근엔 어디를 가도 맛집이 눈에 띈다. 일하는 곳이나 주거지에서 10분 내지 20분 정도만 산책해도 맛있는 냄새에 사로잡힌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서 내놓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카페, 베이커리,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신상 메뉴’를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겉바속촉, 단짠단짠을 찾는 행렬은 점점 늘어나고 독특한 식감과 맛을 추구하는 먹방 유튜버의 조회 수는 다른 카테고리 영상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될 만큼 높다. 그만큼 당독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도 많아졌다. ‘당독소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우리가 빵집을 지날 때 갓 구운 빵에서 풍겨오는 ‘먹고 싶다’라고 느끼는 그 냄새가 바로 당독소의 맛과 향이다. 굽고 볶고 튀기고 수분을 빼내 바삭바삭한 식감을 만드는 전 과정이 당독소를 만드는 것이다. 빵, 떡, 국수, 라면, 인스턴트커피 등 어제도 먹었고 오늘도 먹는 이 음식들은 먹는 순간부터 빠르게 소화되어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출처 :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preview/E000007510989